근디스트로피 (Muscular Dystrophy)
1. 정의 근디스트로피는 점진적인 골격근의 퇴화와 근 위약을 일으키는 수 십여 개의 유전성 근질환을 통칭하는 하나의 질환군을 말한다. 다양한 근디스트로피들은 발병 연령, 질환의 중증도 및 침범되는 근육 등에 있어서 서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모든 형태의 근디스트로피는 점차 진행하는 경과를 보이게 되며 보행 장애를 유발하게 된다, 일부에서는 골격근뿐만 아니라 심장, 소화기계, 내분비계, 눈, 뇌 등 다른 기관의 이상을 동반하기도 한다
2. 원인 모든 근디스트로피는 유전 질환이며, 특정 유전자에서 발생하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한다. 근디스트로피와 연관되는 돌연변이는 근 세포의 안정성에 관여하는 수많은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여러 유전자 중 하나에 존재하며, 다음 세 가지 중 한 가지의 유전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 전달된다. (1) 상염색체 우성 유전은 부모로부터 물려 받은 한 쌍의 염색체 중 하나에 존재하는 유전자의 결함으로 질환이 야기되는 유전 방식인데, 이것은 부모 중 한 사람이 환자일 경우 다음 세대의 자녀에서 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50%가 됨을 의미한다. (2) 상염색체 열성 유전은 부모가 모두 결함 유전자를 하나씩 가지고 있고 이것이 전달되어서 다음 세대의 자녀가 한 쌍의 염색체 모두에 유전자 결함이 있을 경우에 질환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유전 방식을 따르는 질환에서는 부모가 모두 하나의 염색체에 유전자 결함이 있을 때 다음 세대의 자녀가 질환을 가질 확률이 25%가 되며, 상염색체 우성 유전과는 달리 한 쌍의 염색체 중 하나 에서만 유전자 결함을 가지는 경우에는 질환에 이환되지 않는다. (3) 성염색체 열성 유전은 어머니가 가진 두 개의 X 염색체 중 하나에 유전자의 결함이 존재하고 이것이 아들에게 전달될 때 발생한다. 어머니가 하나의 X 염색체에 결함 유전자를 가질 경우 아들이 이환될 확률은 50%이며, 딸의 경우에도 어머니로부터 결함 유전자를 물려받을 가능성이 50%로 존재하지만, 딸에서는 질환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환된 아버지는 딸에게만 결함 유전자를 전달하며 이 경우에도 딸은 이환되지 않으므로 결국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는 질환은 남자에서만 발생한다.
3. 발생율 근디스트로피의 발생 빈도는 질환의 종류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어떤 근디스트로피의 경우 특정 국가나 지역에서 더 우세한 경향을 보이기도 한다. 가장 흔한 근디스트로피는 두첸/베커형 근디스트로피인데, 3,500~5,000 명의 출생 남아 중 한 명 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4. 증상 근디스트로피는 근 위약의 정도와 범위, 발병 연령, 진행 속도 및 가족력의 유무에 따라 세분화된다. 전체 근디스트로피의 약 50%를 차지하는 두첸근디스트로피(Duhenne muscular dystrophy)는 성염색체 열성으로 유전되고, 따라서 여자에서는 발병하지 않는다. 다른 근디스트로피와 마찬가지로 진행하는 근 위약과 근 위축을 특징으로 하고 심근에도 영향을 미쳐 심근병증을 함께 일으키는 경우가 흔하다. 3~6세 경에 발병하여 빠르게 진행하고 10대 초반에 휠체어를 필요로 하게 되며, 10대 후반에 이르러 심근의 약화나 호흡기계의 합병증으로 사망하게 된다. 두첸근디스트로피는 디스트로핀(dystrophin)이라고 하는 골격근 내 단백질의 결핍으로 발생하는데, 이 단백질이 결핍되지 않고 기능적 결함을 가지는 경우에는 이보다 증상이 경한 베커근디스트로피(Becker muscular dystrophy)가 발생한다. Becker형은 10세 이후에 발병하여 비교적 서서히 진행하므로 30대 이후까지 자발 보행이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심근병증도 Duchenne형에 비해 심하지 않다. 이외에도 특징적인 임상 양상을 보이는 다양한 근디스트로피가 있는데, 진행하는 사지의 근 위약과 함께 특징적으로 발목, 무릎, 팔꿈치 등의 관절 구축이 두드러지는 Emery-Dreifuss근디스트로피, 초기에 얼굴, 어깨, 상완부에 먼저 근 위약이 나타나는 얼굴어깨상완근디스트로피(facioscapularhumeral muscular dystrophy), 사지의 근위부에 근 위약이 발생하면서 안면의 근육은 거의 침범하지 않는 팔다리이음 근디스트로피(limb girdle muscular dystrophy), 사지, 특히 하지의 원위부에 근 위약과 근 위축이 현저하게 발생하는 원위형 근디스트로피(distal muscular dystrophy), 그리고 근 수축 후 근 이완에 장애가 있고 안면부와 사지의 원위부에 주로 근 위약을 나타내는 근긴장근디스트로피(mytonic dystrophy) 등이 대표적인 예들이다.
5. 진단 진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병력과 가족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신체 검사와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근 위약의 유형을 알 수 있고 중추/말초 신경계통의 이상에 의한 근력의 약화를 감별할 수 있다. 이 외에 다양한 검사실 소견을 통해 진단에 도움을 얻을 수 있다. (1) 혈청 근육 효소는 손상된 근 세포로부터 유리되는 효소이므로 이 효소치의 상승은 대부분의 근디스트로피에서 관찰할 수 있다. (2) 근전도 검사를 통해 근 세포로부터 일어나는 근 전위를 기록함으로써 근육에서 일어나는 변화를 유추할 수 있으므로 근 질환의 진단에 도움이 된다. (3) 근 생검은 이상이 있는 근육의 일부를 채취하여 조직 염색을 한 후 현미경을 통해 근육의 조직학적 변화를 관찰하는 방법으로써 근디스트로피를 일으키는 근 세포 내 단백질들이 규명됨으로써 근 생검을 통해 획득한 근 조직을 면역 조직화학 염색에도 사용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해 근디스트로피의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게 되었다. (4) 유전학적 검사는 근디스트로피의 원인으로 의심되는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된다.
6. 치료 두첸근디스트로피에서 근육의 퇴화를 다소 지연시킬 목적으로 흔하게 스테로이드가 사용되는데, 장기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이 수반되므로 사용에는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anti-sense oligonucleotide가 개발되어, 두첸근디스트로피의 특정 유전형을 가진 일부 환자에서 exon skipping을 이용하여 심한 표현형을 경한 표현형으로 바꾸어 주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아직 국내에는 도입되지 않았으나,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 이외 다른 근디스트로피에서도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하고자 하는 치료가 연구되고 있으며 동물 실험을 통해 이루어진 일부 예비 연구의 결과는 이러한 치료의 효과가 상당히 희망적일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고무적이나, 현재 임상 진료에서는 근디스트로피의 진행을 멈추거나 이미 초래된 근디스트로피의 증상을 회복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는 아직 없다. 현재 근디스트로피 환자에 적용되는 치료는 근 위약으로 인해 초래된 기타 합병증을 조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된다. 물리 치료는 관절의 유연성을 증가시키고 근 위약에 이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관절 구축을 예방하며, 근력의 유지에도 상당한 도움을 준다. 상황에 따라 호흡 보조기나 보행 보조기가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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