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위축측삭경화증, 루게릭병 (amyotrophic lateral sclerosis; ALS)
1. 정의 몸의 골격근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사멸해서, 온몸의 골격근의 마비로 진행하는 질환이다. 운동신경세포는 상위운동신경세포 및 하위운동신경세포로 나뉘는데, 근위축측삭경화증은 이 두 종류의 운동신경세포를 모두 침범한다.
2. 원인 발병율이 매년 10만 명 당 2-3명꼴이며, 평균 발병 연령은 50대이나, 더 어린 나이에도 발병할 수 있으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율은 증가한다. 남녀비는 1.3:1 수준으로 남성에서 좀 더 빈발한다. 대부분의 근위축측삭경화증은 산발성으로 가족력 없이 발생하며(산발성 근위측측삭경화증), 약 10%에 환자에서 가족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가족성 근위축측삭경화증). 산발성 근위축측삭경화증의 10%, 가족성 근위축측삭경화증의 50%에서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다고 하며, 약 40 여개의 관련 유전자가 알려져 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SOD1 유전자가 가장 흔한 원인 유전자이다. 유전적 원인 외에 다양한 환경적 요인으로 중금속, 살충제, 제초제, 과도한 운동 등이 제시되기도 하였으나, 구체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3. 증상 점차 진행하는 근육의 위축 및 마비, 강직이 주 증상이다. 각 환자마다 증상의 주된 부위나 정도가 다르다. 초기 증상이 시작되는 부위에 따라, 다리의 힘이 빠져 보행이 어려워지거나, 팔이나 손의 힘이 빠지거나, 혹은 발음이 부정확해지고 삼키기가 어려워지기도 한다. 또 다른 증상으로 근육이 이곳 저곳 꿈틀거리는 증상(근섬유다발수축), 근육 경련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은 점차 주변으로 퍼져 전신의 근육이 위축되고 힘이 빠지게 된다. 약 절반의 환자에서는 인지저하 또는 행동 변화가 동반되기도 하며, 약 15%의 환자는 인지기능 장애가 심해, 성격 변화, 사회 생활 능력의 소실 등을 특징으로 하는 전두측두엽치매(frontotemporal dementia) 진단 기준에 부합한다고 알려져 있다.
4. 진단 자기공명영상이나 혈액검사로 근위축측삭경화증을 진단할 수는 없으며, 기본적으로 환자의 증상과 함께 신체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중요하게 평가하는 항목으로 얼굴이나 혀, 팔과 다리의 근육 위축과 함께 근력이 저하되었는지, 그리고 근육의 위축에도 불구하고 팔다리의 강직이나 건반사가 증가되지 않았는지 등을 평가한다. 또한, 동반 증상으로 상황에 맞지 않는 울음이나 웃음을 보이며, 이를 참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감정 실금이라고 하며 진단적으로 중요한 소견이다. 질환의 초기에는 증상이나 징후가 뚜렷하지 않아 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신경전도/근전도검사는 환자가 주관적으로 힘 빠짐을 느끼지 못하는 수준에서도 운동신경세포의 사멸에 따른 이상 소견을 예민하게 확인할 수도 있으므로, 중요한 진단 도구이다. 가족력이 있거나, 발병 연령이 어린 경우, 유전자 이상이 의심될 경우, 관련 유전자 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다. 근위축측삭경화증이 의심될 경우,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는 다른 치료 가능한 질환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감별 진단을 위해 뇌척수 자기공명영상, 특수 혈액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5. 예후 평균적으로 증상 발생 후 근 위약이 빠르게 진행하여 3~5년이 지나면 침상에 국한되어 호흡기에 의존하는 상태가 되거나 사망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일부 환자는 천천히 진행하기도 하며, 개인에 따라 근 위약의 악화 속도는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치료 현재 효과가 입증되어 승인된 약제는 리루졸(경구 복용), 에다라본(정맥주사)이 있다. 리루졸은 흥분독성을 줄여주는 효과로 개발되었으며, 생존을 수 개월에서 길게는 1년 정도 연장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에다라본은 산화독성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으며, 초기의 근위축측삭경화증 환자에게 사용하였을 때, 질환의 악화속도를 늦추는 효과를 보였다. SOD1 유전자가 양성인 유전성 근위축측삭경화증 환자에게는 이를 타겟으로 하는 anti-sense oligonucleotide 가 개발되었고, 정기적으로 경막내주사를 해야 한다. 아직 국내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증상에 따른 대증적인 치료가 함께 시도되는데, 감정실금이나 침을 많이 흘리는 증상에는 삼환계항우울제가, 근육강직이나 경련에는 근이완제가 쓰인다. 그 밖에 삼킴 장애에 대해서는 유동식을 섭취하거나 위루관을 통해 음식 섭취를 돕는다. 호흡 장애는 질환이 말기에 도달하면 불가피하게 발생하는데, 비침습적 혹은 침습적 호흡보조장치 및 인공호흡기를 사용해야 한다. 특히 영양 관리나 호흡 보조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킬 뿐만 아니라, 생존을 의미있게 연장시키므로 적극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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